
수리비 80만 원짜리 접촉 사고를 보험으로 처리했다. 내년 보험료가 얼마나 오르냐고 물으면 정확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. 다만 오르는 방식은 정해져 있다. 등급이 내려가는 몫과, 할인이 멈추는 몫이 따로 계산된다.
- 할인할증등급은 총 29등급이고 처음 가입하면 11등급에서 시작한다.
- 사고는 내용에 따라 0.5점~4점이 매겨지고, 1점당 1등급이 내려간다.
- 등급이 안 내려가도 손해는 남는다. 사고를 처리하면 3년을 무사고로 채워야 그다음 해부터 다시 할인이 붙는다.
- 그래서 판단 기준은 수리비가 아니라 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과 멈추는 3년이다.
등급은 29칸짜리 사다리다
자동차보험료에는 사고 경력에 따른 할인할증등급이 곱해진다. 금융위원회가 설명하는 이 제도는 29등급으로 나뉘고, 처음 가입하는 사람은 11등급을 받는다. 손해보험협회 공시로는 승용차가 11Z등급, 이륜차가 11N등급이다.
무사고로 1년을 채우면 한 등급 올라가 그만큼 깎인다. 사고가 나면 사고 점수만큼 등급이 내려간다. 사다리를 오르는 속도는 1년에 한 칸으로 고정인데, 내려가는 속도는 사고 하나에 최대 네 칸이다. 이 비대칭이 할증 체감의 정체다.
| 1년 뒤 상황 | 등급 | 보험료 방향 |
|---|---|---|
| 무사고로 갱신 | 1등급 할인 | 내려간다 |
| 사고 점수 1점 | 1등급 할증 | 한 등급당 대략 7% 안팎 인상 |
| 사고 점수 4점 | 4등급 할증 | 체감이 가장 큰 구간 |
| 사고 점수 0.5점 | 등급은 그대로 | 오르진 않지만 할인이 멈춘다 |
점수를 가르는 건 수리비가 아니라 내가 고른 금액이다
물적사고, 그러니까 대물배상과 자기차량손해로 나간 돈은 절대 액수로 판단하지 않는다. 가입할 때 고른 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을 넘었느냐로 갈린다.
고를 수 있는 금액은 50만 원, 100만 원, 150만 원, 200만 원이다. 대부분 200만 원으로 걸어 두는데, 이걸 낮게 잡아 뒀다면 같은 사고도 훨씬 무겁게 계산된다.

| 내 할증기준금액 | 수리비 80만 원 사고 | 수리비 250만 원 사고 |
|---|---|---|
| 50만 원 | 기준 초과 — 무겁게 계산 | 기준 초과 |
| 100만 원 | 기준 이하 | 기준 초과 |
| 200만 원 | 기준 이하 | 기준 초과 |
기준 이하 사고라고 없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. 등급 할증까지는 안 가더라도 사고 이력으로는 남는다. 여기서 두 번째 몫이 시작된다.
등급보다 오래 남는 건 멈춘 3년이다
사고를 보험으로 처리하면 그해부터 3년간 무사고를 유지해야 그다음 해에 다시 할인이 붙는다. 등급이 한 칸도 안 내려간 사고라도 이 3년은 똑같이 걸린다.
계산해 보면 이쪽이 더 크다. 사고가 없었으면 3년 동안 세 등급을 올렸을 텐데 그게 통째로 사라진다. '할증은 별로 안 붙었는데 왜 안 싸지지'라는 말이 나오는 지점이다.
그래서 자비인가 보험인가
답은 수리비 총액이 아니라 두 가지를 비교해 나온다. 지금 내 손에서 나갈 돈과, 앞으로 3년 동안 못 받을 할인이다.
| 따져 볼 것 | 자비로 처리 | 보험으로 처리 |
|---|---|---|
| 지금 나가는 돈 | 수리비 전액 | 자기부담금만 |
| 등급 | 그대로 | 점수만큼 내려감 |
| 할인 재개 | 영향 없음 | 3년 무사고 뒤 다시 시작 |
| 사고 이력 | 남지 않음 | 남는다 |
| 유리한 구간 | 수리비가 적고 등급이 높을 때 | 수리비가 크거나 대인 사고일 때 |

내 등급이 왜 이런지 직접 볼 수 있다
추측할 필요가 없다. 손해보험협회 자동차보험 종합포털에서 보험료 할인·할증 요인 조회를 하면 내 보험료가 왜 그 금액인지, 과거에 어떤 보험금이 나갔고 법규 위반 이력이 무엇인지 볼 수 있다. 보험개발원의 내 차보험 찾기도 공동인증서나 휴대폰 인증으로 열린다.
갱신 안내문에 찍힌 금액이 납득이 안 될 때, 이 조회를 먼저 하고 보험사에 전화하는 편이 훨씬 빠르다. 어느 사고가 어떻게 반영됐는지 알고 물으면 대화가 달라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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